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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적공편

1.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수행에는 자수(自修)·자각(自覺)·자립(自立)의 세 가지가 있느니라. 첫째 자수는 생활 속에서 바른 표준을 세워 스스로 닦아 나가자는 것이니 일관된 정성을 들이면 마침내 도력이 쌓여 세상의 큰 스승이 될 것이요, 둘째 자각은 일과 이치로 천만 사물을 접하고 대할 때 서로 배우고 익히며 생각하고 연마하자는 것이니 꾸준히 노력하면 마음 하늘[心天]에 지혜의 태양[慧日]이 솟아 시방세계에 밝은 빛을 비칠 것이요, 셋째 자립은 개인이나 교단이나 국가나 세계를 막론하고 정신·육신·물질의 모든 생활에서 자력을 갖추자는 것이니 자립의 힘이 세상에 넘쳐흐를 때 인류사회에 큰 보은이 되느니라.」

2.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수도인이 정성스럽게 수행을 계속하다 보면 마침내 영문(靈門)과 혜문(慧門)과 도문(道門)이 열리게 되나니, 영문은 동정 간에 마음이 막힘없이 통함을 이름이요 혜문은 일과 이치 간에 막힘없이 알게 됨을 이름이요 도문은 육근 동작을 중도에 맞게 사용하는 것을 이름이니라. 영문을 열려면 안으로 늘 멈추는 정정(定靜) 공부를 오래오래 계속하여 천만 경계에 끌리지 않는 부동심을 갖춰야 할 것이요, 혜문을 열려면 안으로 진리를 연마하여 일원의 지혜를 얻고 밖으로 지식을 배우고 체험하는 공부를 하여 천만 사리에 걸림 없는 알음알이를 얻어야 할 것이요, 도문을 열려면 안으로 계율을 지키고 밖으로 옳은 일은 용맹 있게 취하고 그른 일은 용맹 있게 놓는 정의행을 해야 하느니라.」

3.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여래위에 오를 수 있는 힘이라야 대적공이라 할 수 있나니, 약간의 성과를 이루었다고 방심하면 안 되느니라. 천지도 비를 내리려고 하면 몇 날 며칠 공을 들이듯 공부인도 꾸준히 적공을 해야 도를 이룰 수 있느니라.」

4. 대산 종사, 학인들에게 ‘성신(誠神)’이란 휘호를 내리시며 말씀하시기를 「정성이 귀신이니 정성이란 나무나 바위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두커니 서서 일심을 붙들고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자연스럽게 쓰되 마음이 다른 곳으로 흐를 때마다 바로바로 챙기는 것을 이름이니라. 기름진 밭은 본래 풀이 잘 자라지만 그 주인이 부지런히 뽑아 주어 묵혀 놓지 않았을 뿐이니 사심 잡념이 생길 때마다 정성껏 챙기고 챙겨 그 잡념을 제거하는 것이 올바른 수행법이니라.」

5. 대산 종사, 참나무 뿌리로 조각을 하시며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큰일을 하려면 숨은 적공이 있어야 하나니 몇 생만 숨어서 적공을 하면 천지를 흔들 수 있는 조화가 나오는데 한 평생도 적공하지 않고 걱정만 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니라. 참나무도 그 뿌리가 땅속에서 백 년은 공을 쌓아야 뭇 조화를 부릴 수 있듯이 수도인도 한 평생은 숨어서 공을 쌓아야 조화를 얻을 수 있느니라.」

6.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수도인이 한결같은 공을 쌓고 쉬지 않는 공을 들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속 깊은 공부로 숨어서 적공을 하되 일을 할 때는 공과를 계교하지 말고 오직 그 일만 사심 없이 하다 보면 그 역사는 뒷사람이 알아서 하느니라.」

7.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내 한 마음 깨칠 때 그 빛이 온 세상을 두루 비쳐 일체중생을 제도하게 되고, 내 한 마음 큰 서원 세울 때 그 소리가 허공 법계에 울려 퍼져 성불의 문이 열리게 되며, 내 한 마음 참회 반성할 때 천지신명이 감응하여 삼세 업장이 청정해지느니라.」

8.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온전한 마음을 쉼 없이 키워 나가야 천지를 움직일 만한 큰 수양력을 얻을 수 있고, 생각생각을 끊임없이 이어 나가야 천지를 통달할 만한 큰 연구력을 얻을 수 있고, 꾸준한 실천을 계속해 나가야 완전한 인격을 갖추는 큰 취사력을 얻을 수 있느니라.」

9.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정신수양은 수양을 통해 내정(內定)과 외정(外定)을 얻는 것이라, 이는 흐트러진 마음을 멈추고 가라앉히고 닦는 공부를 계속하여 일심을 얻자는 것이며 참된 성품을 기르자는 것이며 그일 그일에 영단을 뭉쳐 나가자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정신수양을 오래오래 계속하면 철주의 중심이 되고 석벽의 외면이 되는 부동심을 얻어 삼세의 업장을 굴리고 다닐 수 있으며, 구경에는 부처님과 같은 큰 정을 얻어 만능을 갖추게 되고 영통을 하게 되느니라.」

10.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사리연구는 연구를 통해 일과 이치를 연마하는 것이라, 이는 보고 듣고 사색하고 수증(修證)하는 공부를 계속하여 알음알이를 얻는 것이며 참된 성품을 보는 것이며 그일 그일에 바른 깨달음을 얻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사리연구를 오래오래 계속하면 대소 유무와 시비 이해의 이치를 모두 아는 연구력을 얻을 수 있으며, 구경에는 만지(萬智)를 갖추게 되고 도통을 하게 될 것이니라.」

11.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작업취사는 취사를 통해 악을 버리고 선을 취하는 것이라, 이는 그른 일은 죽기로써 끊고 옳은 일은 죽기로써 계속하여 실행력을 얻는 것이며 솔성의 힘을 얻어 그일 그일에 바른 행을 하는 것이니라. 이처럼 작업취사를 오래오래 계속하면 중심(中心)·중도(中道)·중화(中和)의 실천력을 얻고 금강과 같은 칼로 삼독심을 제거하는 결단력을 얻을 수 있으며, 구경에 이르러서는 대와 소를 자유자재하는 만덕을 갖추게 되고 법통을 하게 될 것이니라.」

12.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삼학 공부로 삼대력을 얻고 보면 정신의 안정과 진리의 밝은 눈을 얻어 영생을 정로(正路)로 살게 되며, 삼계의 자비 부모가 되고 일체 생령을 빠짐없이 제도할 수 있는 큰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니라. 수양 공부를 위해서는 절대 안정하고 흥분하지 말며 매일 만 보 이상 선보(禪步)를 하고, 연구 공부를 위해서는 심사 묵조(深思黙照)로 바른 지각을 얻고 성현의 경전을 매일 독서하며 심사(心師) 심우(心友)와 서로 의견 교환을 하여 진리를 단련하며, 취사 공부를 위해서는 그른 일은 죽기로써 끊고 옳은 일은 죽기로써 실행하며 매사에 신경 쓸 일을 처음부터 짓지 말 것이니, 정당한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1년, 10년, 30년, 대적공을 하는 중에 큰 공부가 이루어지느니라.」

13.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지금 세계는 오랜 가뭄을 해갈할 비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으나 아직 정신적인 가뭄을 해갈하는 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고 있나니 오늘은 우리가 당면한 세 가지 가뭄과 그 해소책에 대해 말해 주리라. 첫째는 정신의 가뭄이라, 이 가뭄이 들면 불안과 초조, 공포와 망상으로 머리에 불이 붙나니 이 불을 끄려면 염불·좌선·심고·기도·주문 등을 기본으로 공부하되 육신 노동도 적당히 하여 정신을 함축해야 할 것이요, 둘째는 지혜의 가뭄이라, 이 가뭄이 들면 사리에 어두워져 죄 받고 복 받는 이치를 모르고 하늘에 복만 내려달라고 빌게 되나니 이를 해소하려면 경전·강연·회화·의두·성리·정기 일기 등으로 지혜가 거울같이 밝게 열리도록 계발해야 할 것이요, 셋째는 실천의 가뭄이라, 이 가뭄이 들면 세상에 거짓이 가득 차 서로 속이려고만 하므로 삿된 길로 가거나 죄의 구렁에 빠져서 금수 같은 생활을 면하지 못하게 되나니 이를 해소하려면 상시 일기·주의·조행 등으로 정의는 죽기로써 취하고 불의는 죽기로써 버리는 실행의 힘을 길러야 하느니라.」

14.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나가 대정(那伽大定)은 용상 대정(龍象大定)을 말함이니 동정 간에 끊임없이 큰 정에 드는 것을 이름이니라. 본래 용상 대정은 일상생활 속에서 큰 정에 들어 그 힘을 활용하자는 데 그 목적이 있었으나, 시일이 흐름에 따라 그 뜻이 잘못 전해져 용이나 코끼리같이 오래 앉아 정(定)에 들어야 부처를 이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니라. 그러므로 대종사께서는 과거 수도인들처럼 일 없을 때 정정(定靜)만을 편벽되게 닦을 것이 아니라 동하여도 분별에 착이 없고 정하여도 분별이 절도에 맞는 동정 일여 공부로 나가 대정에 들 수 있도록 수행의 길을 밝혀 놓으셨느니라.」

15.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선(禪)은 본래 일직심(一直心)의 생활을 말함이니 사사물물을 대할 때마다 한결같은 마음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선을 하는 것은 정신 작용과 육근 활동을 쉼 없이 하는 가운데 큰 정을 얻고 큰 지혜를 얻어 세상을 밝히는 것이라, 선을 하는 사람은 늘 밖으로 나가는 마음을 멈춰 고요한 생활을 하고, 어리석은 마음을 밝혀 지혜의 생활을 하며, 모나고 모자란 마음을 바루어 원만한 생활을 하느니라.」

16.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천만 경계를 대할 때 수양력 얻는 빠른 길은 늘 멈추고 멈추어 정력을 쌓는 것이요, 가라앉히고 가라앉혀 안정력을 얻는 것이요, 닦고 닦아 청정심을 기르는 것이니라. 천만 경계를 대할 때 연구력 얻는 빠른 길은 늘 묻고 배워 지식을 얻는 것이요, 생각하고 생각하여 큰 깨달음을 얻는 것이요, 갈고 닦아 맑은 혜광이 솟게 하는 것이니라. 천만 경계를 대할 때 취사력 얻는 빠른 길은 늘 참고 참아 큰 인내력을 얻는 것이요, 옳은 것을 실천하고 실천하여 덕행을 펴는 것이요, 그른 것을 끊고 끊어 결단력을 세우는 것이니라.」

17.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삼학 공부는 끊임없는 정신수양으로 선정력을 얻어 자성·본성·불성을 회복하고, 끊임없는 사리연구로 지혜력을 얻어 심월(心月)·혜월(慧月)·성월(性月)을 솟게 하며, 끊임없는 작업취사로 실천력을 얻어 중심·중도·중화의 꽃을 피우자는 것이니라.」

18.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앞으로는 수행도 중도로 해야 하는바, 견성도 대원견성(大圓見性)이라야 하고 양성도 대원양성(大圓養性)이라야 하며 솔성도 대원솔성(大圓率性)이라야 할 것이므로, 견성도 양성과 솔성을 겸해야 하고 양성도 견성과 솔성을 겸해야 하며 솔성도 견성과 양성의 공부를 겸해야 대원만행이 되어 큰 공덕이 나타나게 되리라.」

19.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잘 살기로 하면 육근을 감출 줄 아는 육장(六藏) 공부와 육근으로 배울 줄 아는 육학(六學) 공부와 육근을 도 있게 쓸 줄 아는 육도(六道) 공부를 해야 하는바, 육장 공부는 천 번 만 번 마음을 멈추고 고요히 하는 천만 정정 공부요 천 번 만 번 닦고 행하는 천만 수행 공부요 무능(無能)으로 전능(全能)을 얻고 만능(萬能)을 얻는 공부니라. 육학 공부는 육근을 통하여 수많은 법문들과 크고 높은 진리를 배우고 깨달아 학문과 도학을 아울러 갖추어서 무지(無智)로 전지(全智)를 얻고 만지(萬智)를 얻는 공부며, 육도 공부는 육근을 쓸 때 넘치고 모자람이 없는 중도 실행으로 무량 자비와 무상 보시를 베풀어 무덕(無德)으로 전덕(全德)을 쌓고 만덕(萬德)을 쌓는 공부니라.」

20. 대산 종사, 입선·행선·좌선·와선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입선을 할 때는 두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서서 곡도를 긴장시킨 후 단전에 마음을 주하되, 처음에는 부처님과 같이 한 손은 하늘을 향해 위로 올리고 한 손은 땅을 향해 아래로 내리고 하다가 나중에 익숙해 지면 양손을 자연스럽게 내려도 되느니라. 행선을 할 때는 우주의 큰 기운이 발뒤꿈치까지 내려오도록 해야 하나니, 걸을 때는 팔자걸음으로 걷지 말고 되도록 발끝이 일직선으로 향하게 하되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게 하는 것이 좋으니라. 좌선을 할 때는 평좌나 반가부좌도 무방하나 결가부좌로 하는 것이 좋으며, 손은 단전 밑에서 포개어 엄지를 마주대거나 한 손은 단전 밑에 한 손은 무릎 위에 올려놓아 하늘과 땅을 향하는 것이 음양이 골라 맞느니라. 와선을 할 때는 배는 바닥에 대고 베개는 얕게 베며 한편으로 누워서 잠들지 않고 선을 하되 눕는 방향은 부처님과 같이 오른쪽으로 눕는 것이 좋으니라. 이상 네 가지 선법에 대해 자세히 말함은 좌선을 기본으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 선을 할 수 없다 하지 말고 상황에 맞게 선을 놓지 않고 꾸준히 하라는 뜻이니라.」

21.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로에서 우연히 ‘대원주(大圓呪)’가 떠올랐나니, 크고 두렷한 기운을 함양하여 걸음걸음이 삼계를 뛰어넘고, 크고 두렷한 기운을 함양하여 생각생각이 중생을 제도하게 하소서[涵養大圓氣 步步超三界 涵養大圓氣 念念度衆生].」

22.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물을 많이 가두어야 큰 배를 띄울 수 있듯이 우리의 정신도 저축이 많아야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느니라. 수양력은 저축의 정도에 따라 다음 네 가지 단계로 구분할 수 있나니, 첫째는 살얼음 같은 수양력으로 밟기만 하면 그냥 깨지는 단계요, 둘째는 강 얼음 같은 수양력으로 한번 얼면 몇 개월은 녹지 않는 단계요, 셋째는 철석 같은 수양력으로 단단하여 잘 부서지지 않으나 용광로에 들어가면 녹아버리는 단계요, 넷째는 부처님 같은 수양력으로 수백만 년을 가더라도 항상 그대로인 단계로 우리는 부처님 같은 수양력을 얻는 데 힘써야 정신의 자주력을 얻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느니라.」

23.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지금 욕심을 참는 공부를 하는 것은 작은 욕심을 큰 욕심으로 키워 영생을 잘 살자는 것이니, 마치 좋은 과일을 얻기 위해 처음 몇 년간 수확하지 않고 열매를 모두 따 주는 것과 같은 이치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영생을 잘 살기로 하면 반드시 욕심을 절제하고 조절하고 중도를 잡아나가야 하나니, 만약 욕심을 참지 않고 일생을 마치게 되면 그 영(靈)이 땅에 떨어져 천만 갈래로 흩어져 보잘것없이 되고 마느니라. 그러므로 나는 대종사께서 “나이가 마흔이 되면 수염에 불 끄듯 공부하라.” 하신 법문을 받들어 마흔 살부터 더욱 금욕하고 정진 적공하였느니라.」

24. 대산 종사, 완도 소남훈련원에서 숙승봉과 업진봉을 가리키시며 「숙승은 쉬어가는 스님이라는 뜻으로 선정 삼매에 들어 몸과 마음을 크게 쉬는 대휴 대헐(大休大歇)을 이름이요, 업진은 본래 걸릴 것도 없는 청정한 자성에 들어 업을 다함을 이름이니라.」 하고 말씀하신 뒤, 글을 한 수 지으시니 「숙겁에 쉬어가는 스님네들 스님네들, 삼세 업장이 다 쉬었으니 개운하리 개운하리. 다실랑 짓지 말고 깨끗하게, 다실랑 짓지 말고 깨끗하게.」

25. 대산 종사, 열 가지 삼매(三昧)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선정 삼매, 염불 삼매, 감로(甘露) 삼매, 해탈 삼매, 와선 삼매, 선보 삼매, 낙고(樂苦) 삼매, 독서 삼매, 설법 삼매, 사상(事上) 삼매니라.」

26.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광산에는 광맥이 있듯이 일원 대도에도 그 맥이 있는바 우리도 이 기운을 찾아 기르고 힘을 얻어야 할 것이니 이를 열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면, 첫째는 원기(元氣)라, 천지의 으뜸이고 비롯되는 만물을 생생 약동하게 하는 기운이요, 둘째는 정기(正氣)라, 사람에게 있는 어짊과 바름의 기운이요, 셋째는 정일 지기(精一之氣)라, 정밀하고 한결같은 기운이요, 넷째는 호연지기(浩然之氣)라, 천하를 막힘없이 툭 트고 온통 감싸는 기운이요, 다섯째는 도기(道氣)라, 도심이 어리어 나타나는 기운으로 일체의 사사로운 마음이 없는 기운이요, 여섯째는 중기(中氣)라, 우주의 중심이 되는 중화(中和)의 기운으로 만물을 낳고 기르는 기운이요, 일곱째는 영기(靈氣)라, 소소 영령한 기운으로 일과 이치를 당하여 밝고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기운이요, 여덟째는 진기(眞氣)라, 천지 자연의 참되고 실다운 기운으로 거짓과 허위를 털어버리고 진리의 인증을 얻는 기운이요, 아홉째는 지기(至氣)라, 지극하고 간절한 마음이 어리어 나오는 기운으로 진리의 구경처에 합일하여 무한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운이요, 열째는 대원정기(大圓正氣)라, 우주 만유를 다 통합하여 두루 감싸고 두루 갖추어 나오는 기운으로 이 기운을 얻어야 일체중생의 의지처가 되고 우주 만유와 알뜰한 윤기를 통할 수 있느니라. 이 열 가지 바른 기운이 비록 이름과 설명은 다를지라도 그 가운데 어느 한 기운만 얻고 보면 결국 일원 대도에 계합하여 대원정기를 얻을 수 있나니 그대들도 이 열 가지 정기를 체 받아 불보살이 되기 바라노라.」

27.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정신수양을 하자는 것은 정신이 혼탁하고 미혹해서는 잘 살 수 없는 까닭이니라. 우리의 정신에는 아버지인 성품이 있고 아들인 마음이 있고 손자인 뜻이 있나니, 정신은 본래 밉지도 곱지도 크지도 작지도 않은 성품 그대로를 타고났으나 정신의 아들인 마음이 손자인 뜻에게 본성 자리를 빼앗겨 혼탁해지고 미혹해졌느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뜻이 마음으로 마음이 정신으로 정신이 성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신수양에 힘써야 하느니라.」

28.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정정요론에 수양을 많이 하면 세 가지 맑은 기운인 삼청 진궁(三淸眞宮)을 얻는다 하였나니, 첫째 태청(太淸)은 무(無)의 경지로 모든 티끌이 다 가라앉아 때가 끼지 않은 자리요, 둘째 허청(虛淸)은 무무(無無)의 경지로 텅 빈 자리요, 셋째 현청(玄淸)은 역무무(亦無無)의 경지로 더 크고 깊은 텅 빈 자리라, 이 자리에 이르면 기운이 구천 위에 솟아 눈에 보이는 일월성신은 수도인의 정령(精靈)보다 밑에 있느니라.」

29.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혼에는 생혼(生魂)·영혼(靈魂)·각혼(覺魂)이 있나니 생혼은 주로 식물이 가지고 있는 혼이요, 영혼은 주로 육도사생이 가지고 있는 혼이요, 각혼은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혼이라, 과거의 모든 성자와 대종사께서는 인류의 혜두를 단련시켜 각혼을 열도록 해 주셨느니라. 특히 각혼에는 허령(虛靈)·지각(知覺)·신명(神明)이 있나니, 허령은 주송이나 기도 등으로 일심이 되어 솟아오르는 영지요, 지각은 사색과 오랜 연마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요, 신명은 신령한 지혜를 터득함을 이름이니라. 과거에는 한때의 기도나 주문으로 허령이 열려 사람의 오고 감이나 천기 등을 미리 알면 도인이라 하였으나, 허령은 평생 가는 것이 아니라 자칫 큰 죄를 짓기 쉬우므로 허령이 열릴 때를 무섭게 알아서 감추고 일생을 참으면 지각을 얻고 신명을 얻을 수 있느니라.」

30.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절에 가면 적멸보궁(寂滅寶宮) 대적광전(大寂光殿)이라는 현판을 볼 수가 있나니, 적멸보궁은 부처님께서 도솔천 내원궁에서 입정 삼매에 드신 것을 말함이요, 대적광전은 크게 고요하고 크게 밝은 집에 머무신 것을 이름이니라. 부처님은 사바세계에 살되 세속에 물들지 않으시므로 한 마음 내고 한 마음 들이는 칠일 입정 칠일 설법을 자유자재하셨나니 우리도 이 자리를 맛보아서 부처님과 같이 무시선 무처선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니라.」

31.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모태 중에 있을 때는 불보살과 같은 자성 보물을 가졌으나 세상에 나온 후로는 눈과 귀와 입 도둑에게 다 빼앗기고 빈 껍질만 남았느니라. 눈 도둑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날뛰느라 바쁘고, 귀 도둑은 남의 비밀이나 나쁜 소리를 들으려 바쁘고, 입 도둑은 인정과 도리를 성글게 하고 좋은 인연을 끊어버려 온갖 죄를 짓느라 바쁘나니, 세상에서 아무리 부자요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도 자성 보물을 도둑맞고 일생을 마치면 천하에 그같이 슬픈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그러므로 우리는 동정 일여의 공부에 힘써서 안전하게 보물을 지켜야 하느니라.」

32.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어떤 수도인들은 문을 잠그고 그 속에 앉아 선을 하는 것을 무문관(無門關)이라 하나 참다운 무문관은 육근문을 닫고 자성을 바라보는 것[無門觀]이니, 참다운 토굴이 내 몸 안에 있음을 알아 무너지지도 어두워지지도 물들지도 않는 자성 금강을 회복하는 데 힘쓰라.」

33.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만물이 낮에 자라는 것 같으나 실은 밤에 자라는 것이요, 봄에 자라는 것 같으나 실은 겨울에 자라나니, 맹자께서 말씀하신 존야기(存夜氣)는 밤기운을 길러 성품을 보존한다는 말로 이것이 바로 선(禪)이니라. 고요하되 비치지 못하면 참다운 선이 아니고 비치되 고요하지 못하면 그것도 참다운 선은 아니므로[寂而照 照而寂], 대종사께서는 “정신은 항상 적적한 가운데 성성함을 가지며 성성한 가운데 적적함을 가지라.” 하셨나니 우리도 욕심에 끌려 소리를 내지 말고 모든 시비가 공한 자리에서 소리를 내고 그 자리를 기를 줄 알아야 하느니라. 대종사께서도 저녁이면 꼭 전등을 끄고 존야기를 하셨으므로, 나도 ‘저녁 시간은 내 시간이다.’ 하고 항상 존야기를 하느니라.」

34.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우리의 본래 성품 자리는 크게 온전하나 육근문의 개폐와 규제를 할 줄 모르고 함부로 흩어버리므로 온전하지 못한 것이니, 보림 함축(保任含蓄)하고 묵언 안식(黙言安息)하고 무문관(無門觀)하여 우리의 성품을 온전하게 보존해야 하느니라. 장자의 남화경에 혼돈 왕이 남해의 숙 임금과 북해의 홀 임금을 초대하여 융숭한 대접을 하였는데 두 임금이 감사의 보답으로 “다른 사람은 모두 구멍이 있으나 혼돈은 구멍이 없으니 구멍을 뚫어 주자.” 하여 하루에 한 구멍씩 일곱 구멍을 뚫어 주었더니 곧바로 죽어버렸다는 이야기가 있느니라. 이는 다름 아닌 우리 본성에 구멍이 뚫리면 죽는다는 이야기로 성리대전(性理大全)하여 구멍이 뚫리지 않도록 하고 부득이 뚫렸다면 곧바로 때워야 할 것이니, 선이나 무문관, 존야기로 성품을 온전하게 길러야 일생이 허망하지 않으리라.」

35.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육근문 개폐 규제 자유’는 육근문을 열 줄도 알고 닫을 줄도 아는 공부니, 천만 경계를 대할 때마다 육근문에 검문소를 설치하여 마음이 법 없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지 못하도록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공부니라. 특히 육근문을 개폐할 때는 열에 셋은 부득이 열더라도 나머지 일곱은 닫아 함축할 줄 알아야 하나니, 불보살들의 행적을 돌아보면 그중 둘이나 하나만을 열어 놓고 사셨으나 범부와 중생들은 열을 다 열어 놓고 살므로 본성이 죽거나 도둑을 맞아 빈 껍질만 남게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항상 챙기는 마음으로 유무념 대조와 주의·조행 공부를 잘하여 육근을 중도에 맞게 열고 닫아서 의식의 자유와 호흡의 자유와 육신의 자유를 얻고 보면, 일체고액에서 해탈하는 경지에 이를 뿐 아니라 생사 거래에 자유를 얻고 육도 윤회를 임의 자재하는 불보살의 능력을 얻게 될 것이니라.」

36.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도덕경의 면면약존(綿綿若存) 용지불근(用之不勤)은 노자 사상의 정수로 실올은 끊길 듯하면서도 면면히 이어져 있고 쓰이되 다함이 없어 수고롭지 않다는 말이니, 우리가 선을 할 때 무시선 무처선으로 마음공부를 계속하다 보면 그 마음이 항상 불방심(不放心)이 되어 면면약존 용지불근이 되느니라. 노자께서 모태 중에서 80년을 머물렀다는 말씀은 자성을 떠나지 않고 80년을 사셨다는 뜻이니, 여래란 와도 오는 것이 아니며 가도 가는 것이 아닌 자리라, 도가 없는 이는 면면약존 용지불근의 마음이 되지 못하므로 있으면 다 써버리고 없으면 아쉬워하나 도가 있는 사람은 한 생각을 한결같이 만년을 이어가느니라.」

37.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정신수양을 위해서는 잠거포도(潛居抱道)하고 괄랑순회(括囊順會)하며 도광산채(韜光鏟彩)하라. 도를 간직한 채 숨어 지낼 줄 알고, 주머니를 닫고 때를 기다릴 줄 알며, 빛을 스스로 감출 줄 아는 것이 정신수양이니라.」

38.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음 가운데 양이 생기고 양 가운데 음이 생기는 것[陰中生陽 陽中生陰]이 진리의 조화라, 진리는 뺏으려면 반드시 주는 법이니 줄 때 조심해서 잘 받고 빼앗길 때 조심해서 잘 뺏겨야 잘 받을 수 있느니라. 특히 겨울은 음이 극할 때요 여름은 양이 극할 때라, 이때에 정(靜)과 중(中)을 표준으로 삼아야 천지조화에 날뛰는 사람이 되지 않나니, 그러므로 돈과 명예와 권리에 빠지지 말고 정중(靜中)으로 살아야 하느니라.」

39. 한 학인이 「좌선을 할 때 잠이 쏟아져 고민입니다.」 하고 사뢰니,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잠을 깨우는 것이 공부니 잠이 올 때마다 챙기고 또 챙겨서 꾸준히 정성을 들이라. 신도안 삼동원 밭에 돌이 많았지만 나는 괴로워하지 않았나니, 그 돌들을 일체 생령이라 여기고 그 돌로 담장을 쌓는 것이 불보살 만드는 길이라 생각하니 오히려 돌들이 모자랐느니라.」

40. 한 제자가 「항상 청정한 마음을 지키고자 하오나 사심 잡념이 끊이지 않아 걱정입니다.」 하고 사뢰니,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땅이 살아 있으므로 풀이 나고 물이 살아 있으므로 물결이 치며 마음이 살아 있으므로 사심 잡념이 생기는 것이니라. 풀이 나면 뽑고 또 뽑으며 일을 할 때나 쉴 때 항상 마음을 챙겨서 곤하면 잠자고 배고프면 밥 먹는 일을 일심으로만 하면 그것이 곧 활선이라, 그러므로 특별히 없애거나 구하려 하지 말고 무시선 무처선을 표준 잡아 수행하면 되느니라.」

41.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큰 의심이 있어야 크게 정하여 크게 깨칠 수 있고, 하나의 큰 의심이 오롯한 생각으로 뭉쳐 만 가지 의심이 텅 빈 경지가 되어야 대원정각을 이루나니[大疑之下 必有大定大覺 一疑專念之下 萬疑俱空大圓正覺], 이 공부로 불이문(不二門)에 들기 바라노라.」

42.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대종사께서 수행하신 경로는 서원 일심이요 신심 일심이요 수행 일심이라, 우리도 일심 정력으로 의심의 뭉치를 해결하여 큰 깨달음을 이루어야 하느니라. 대종사께서도 ‘내 이 일을 장차 어찌할꼬.’ 하는 한 생각으로 입정 삼매에 들어 대각을 이루셨느니라.」

43.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대각은 일심 정력을 들이고, 일편단심이 되며, 일심 기도를 하고, 일심합력을 해야 이루어지느니라.」

44. 대산 종사, 시각장애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부처님은 다섯 개의 눈을 갖고 있다고 하였나니 첫째는 육안(肉眼)으로 현실의 일체 색을 분별하는 눈이요, 둘째는 천안(天眼)으로 삼세를 직관하는 신령한 눈이요, 셋째는 혜안(慧眼)으로 대소 유무의 이치를 보고 일체의 선악 시비를 분별하는 견성한 눈이요, 넷째는 법안(法眼)으로 견성성불하여 일체 법을 지어 중생을 제도하는 눈이요, 다섯째는 불안(佛眼)으로 이상의 네 가지 눈을 다 갖추어 만능 조화와 천만 방편을 구비하고 일체중생을 대자대비로 보며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님의 눈이라, 진리가 그대들에게 지금의 눈을 주신 것은 더 큰 것을 주기 위함이므로 불행을 다행으로 돌려 부처님의 심안을 얻는 성자가 되기 바라노라.」

45.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성품 자리를 체(體)로도 해석하고 용(用)으로도 해석할 줄 알아야 하느니라. 체 자리에서 보면 본래 낳고 멸함도 없고 크고 작음도 없고 더럽고 조촐함도 없는 것이나, 용 자리에서 보면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요 윤회하며 짓고 받는 인과로 나타나는 것이라, 그것 하나만 잡으면 견성하여 영겁이 열리지만 잡지 못하면 작은 집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예뻐하고 미워하고 옳다 그르다 하며 사나니, 그러므로 성품 자리를 보아 넉넉하게 살아야 하느니라.」

46.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생함도 없고 멸함도 없는 자리에서 생과 멸이 있는 것이 변·불변(變不變)의 진리요 성리인바, 이 성리를 바탕으로 공부해야 정신이 맑고 밝고 바르게 커져서 탐·진·치가 일어나더라도 곧바로 비추어 녹여버리나니, 그러지 못한 사람은 처음에는 큰 공부를 하는 것 같으나 갈수록 보잘것없게 되므로 견성 후에도 꾸준히 그 자리를 회복시켜 합일해 가야 하느니라.」

47.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성리를 모르는 사람은 국량이 트이지 않아 화분 속의 나무와 같이 크게 자라지 못하고, 성리를 아는 사람은 국량이 트여 대지에 뿌리박은 나무와 같이 크게 자랄 수 있느니라. 성인은 이 광활한 천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므로 항상 평안하고 걸림이 없나니, 성인에게 천지를 부릴 수 있는 권리를 누가 부여해 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리를 깨치고 천지에 합일하였으므로 그 권리를 잡아다 쓰는 것이니라.」

48.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성리를 오래오래 연마하면 어느 순간 마음이 환히 열리는 것을 견성이라고 하는데, 보통 수도자들은 조금만 열리면 다 된 듯 넘치고 조금만 막히면 퇴굴심을 내서 걱정이니라. 성리에 토가 떨어져야 그때부터 성리에 바탕한 진정한 공부가 시작되는 것이니, 견성이란 우리가 저 산봉우리를 본 것에 불과함을 알아서 정상을 향해 오르되 거기에 머물지 말고 다시 내려와 사람들과 더불어 흔적 없이 살 줄 알아야 하느니라.」

49.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견성에는 3단계가 있나니, 첫째는 초견성(初見性)으로 불생불멸의 본체 자리와 일체중생의 본성 자리인 대의 자리를 아는 것이요, 둘째는 중견성(中見性)으로 대가 변하여 소가 되고 소가 변하여 대가 되는 대와 소의 자리를 아는 것이요, 셋째는 상견성(上見性)으로 대가 소가 되고 소가 대가 되며 유가 무로 되고 무가 유로 변하는 대소 유무의 자리를 아는 것이니라. 이 세 단계를 거쳐야 견성에 토를 뗀 사람이니라.」

50.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부처님을 아는 데에도 단계가 있나니, 비유하자면 등상불이 부처인 줄 아는 사람은 초등학생 수준이요, 삼천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만이 부처인 줄 아는 사람은 중학생 수준이요, 저 사람도 깨치면 부처요 나도 깨치면 부처인 줄을 아는 사람은 고등학생 수준이요, 우주 만상이 다 부처의 화신임을 아는 사람은 대학생 수준이요, 나의 자성이 부처인 것을 깨친 사람은 대학원생 수준이니라. 우리가 공부할 때 밖에서만 구하지 말고 안으로 돌려 자성이 부처인 것을 깨치면 항마도 되고 출가도 되고 여래도 되나니, 자기를 업신여기거나 포기하지 말고 자성불을 깨치는 데 적공해야 하느니라.」

51.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대종사께서 김광선 선진에게 ‘정리건곤대(靜裏乾坤大) 한중일월장(閒中日月長)’이라는 옛글 한 구절을 주시니, 고요함 속에 천지가 크고 한가한 가운데 일월이 길다는 뜻이니라. 불보살들은 고요함 속에 자성을 키워 천지를 한 숨에 마셨다 뱉었다 하고, 한가한 가운데 일월의 지혜를 기르나니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쌓으려고 욕심을 부릴 것인가. 이 공부를 해야 나도 제도 받고 남도 제도할 힘이 생겨 앞길이 영겁토록 광명할 것이니 쉼 없이 적공하는 수행인이 되기 바라노라.」

52.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세계에서 가장 큰 산도 흙과 돌이 쌓인 것이요, 4대 성인도 적공을 통하여 대공심(大空心)과 대공심(大公心)을 이룬 것이니, 시방을 다 담고도 남는 마음이 크게 텅 빈 마음이요, 시방을 다 좋게 해 주고도 남는 마음이 크게 공변된 마음이니라. 크게 텅 빈 마음에서 도력(道力)이 나오고 크게 공변된 마음에서 덕력(德力)이 나오나니, 도력은 삼대력이 뭉쳐서 된 힘이요 덕력은 자비와 희사가 뭉쳐서 된 힘이니라.」

53.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방도 빈방이라야 살림살이를 들여놓고 살 수 있듯이 우리의 마음도 텅 비어야 일체중생을 다 제도할 수 있느니라. 그러므로 일체 만물을 다 포용하는 허공이 가장 크다 할 수 있으나 성인의 마음은 이 허공까지 다 포용하므로 더욱 크다 할 수 있나니, 성인의 위대한 점은 허공의 주인이 되어 대자대비로 일체 생령을 제도하심이니라.」

54. 대산 종사, 병중에 있는 한 제자에게 말씀하시기를 「큰 안정으로 일체를 해탈하되 관공(觀空)·양공(養空)·행공(行空)을 표준 잡고 공부해야 할 것이니, 관공은 유와 무도 없고 과거·현재·미래도 없고 너와 나도 없고 생과 사도 없는 그 자리를 보는 것이요, 양공은 모든 법이 공한 자리를 기르는 것이요, 행공은 모든 법이 공한 자리를 드러내 상 없는 마음으로 덕을 베푸는 것이니라.」

55.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어머님께서 열반하실 무렵 뿌리 없는 나무 한 그루, 음양 없는 땅 한 조각, 메아리 없는 한 골짜기에 대해 나에게 세 차례나 물으셨으나, 대종사께서 “성리는 함부로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셨으므로 그 의심을 풀어드리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나니, 이 성리 자리를 알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생사 인과를 자유하고 중생의 껍질을 벗을 수 있느니라.」

56. 학인이 여쭙기를 「저는 공부가 잘 안 되니 어떻게 해야 됩니까?」 대산 종사 물으시기를 「네가 얼마나 공부하였느냐?」 답하기를 「1년 했습니다.」 말씀하시기를 「조금 더 해 보라. 1년 한 것이 백 년 한 것과 같은 사람도 혹 있으나 급하게 마음먹고 하는 사람은 먼 길을 못 가나니, 죽기로써 조금씩 조금씩 공부를 하다 보면 큰 힘이 쌓이게 되느니라.」

57.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유무념 대조 공부는 가까운 주변에서부터 대조 건수를 찾아야 하나니, 자기와 먼 공부 표준을 잡거나 무관한 일을 건수로 잡으면 실속 없는 공부가 되기 쉬우니라. 유무념 대조를 오래오래 계속하다 보면 마음의 큰 중심이 잡혀 공부 표준이 서고 감각 감상이 수없이 일어나 일기 기재할 것이 많아지며, 심신 작용 간 시비 이해에 밝고 바른 마음이 길들여져서 삼라만상이 나에게 법문을 설하는 부처님으로 보이게 되어 마음에 힘이 생기고 중심이 잡혀 경계와 내가 둘이 아닌 평안함과 고요함이 그대로 일관되느니라.」

58. 대산 종사, ‘염불 10송’을 내리시니 「① 이 염불의 인연으로 삼계 업장이 소멸하여지이다. 나무아미타불. ② 이 염불의 인연으로 시방세계가 청정하여지이다. 나무아미타불. ③ 이 염불의 인연으로 이매망량이 항복하여지이다. 나무아미타불. ④ 이 염불의 인연으로 육근이 항상 청정하여 대지혜 광명이 발하여지이다. 나무아미타불. ⑤ 이 염불의 인연으로 심량이 광대하여 제불 조사의 심인을 닮을 만한 대법기가 되어지이다. 나무아미타불. ⑥ 이 염불의 인연으로 생사의 자유를 얻어 육도를 임의로 왕래하게 하여지이다. 나무아미타불. ⑦ 이 염불의 인연으로 무량세계 무량겁에 무량 중생으로 하여금 불도를 이루게 하여지이다. 나무아미타불. ⑧ 이 염불의 인연으로 삼계 진루(三界塵漏)가 다 사라지고 심월만 홀로 빛나게 하여지이다. 나무아미타불. ⑨ 이 염불의 인연으로 삼계의 유주 무주 고혼을 다 천도하게 하여지이다. 나무아미타불. ⑩ 이 염불의 인연으로 무량아승기겁에 흐를지라도 대서원, 대법륜, 대불퇴전이 되어지이다. 나무아미타불.」

59.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염주를 굴리는 것은 염주를 세는 데 그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마음을 다시 찾아 본심을 회복하는 데 그 뜻이 있느니라.」

60. 대산 종사 기원문을 지으시니 「천지하감지위 부모하감지위 동포응감지위 법률응감지위, 피은자 김대거는 정심 재계하옵고 삼가 법신불 사은 전에 고백하옵나이다. 하늘은 만물을 다 덮어 주시고 땅은 만물을 다 실어 주시며 성인은 만물을 다 호념하여 화지 육지(化之育之)하시나니, 불제자 김대거도 대종사님과 정산 종사님과 삼세 제불 제성님과 마음을 연하고 기운을 통하여 천지인 삼재에 합일할 수 있도록 큰 광명과 위력을 내려 주시와 도명 덕화의 주인공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일심으로 비옵나이다.」

61.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누구나 공부할 때는 어느 한 방면에 능한 바를 다 쏟지 말고 감추어 둘 줄 알아야 하느니라. 내가 원평에서 약을 캐며 기도할 때 신령스러운 문구가 솟아나 글을 써 보니 과거의 문장가보다 못할 바가 없고, 중앙총부에서 붓글씨를 써 보니 옛 명필보다 못할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때 한 생각 돌려 글 문을 닫고 붓을 던져 쓰지 않았나니, 내가 잘하는 데 치우치지 아니하고 함축하였기에 뒷날 대종경을 정리할 수 있는 힘이 솟았느니라.」

62. 대산 종사, ‘3대 불공법’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첫째는 불석 신명(不惜身命) 불공이니, 진리와 스승과 법과 회상을 위하여 신명을 아끼지 않고 다 바치는 불공이요, 둘째는 금욕 난행(禁慾難行) 불공이니, 재색 명리의 세상 낙을 이 공부 이 사업하는 데 돌려 큰 정진과 적공으로 고통마저도 참고 받아들이고 즐길 줄 아는 불공이요, 셋째는 희사 만행(喜捨萬行) 불공이니, 일체 생령을 구원하는 것을 천직으로 여기고 정신·육신·물질로 기쁘게 무념 무상의 보시를 하는 불공이니라.」

63.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여래의 세 가지 큰 원은 만능(萬能)·만지(萬智)·만덕(萬德)을 갖추는 것이니, 이를 위해서는 무능(無能)·무지(無智)·무덕(無德)이 되어야 하고 전능(全能)·전지(全智)·전덕(全德)이 되어야 하느니라. 만능을 갖추려면 무능으로써 능한 것을 온전히 하여 전능이 되고 만능이 되어야 하고, 만지를 갖추려면 무지로써 전지가 되고 만지가 되어야 하며, 만덕을 갖추려면 무덕으로써 덕을 온전하게 하여 전덕이 되고 만덕이 되어야 하나니, 무등등한 만능, 대반야지(大般若智)의 만지, 무위대행(無爲大行)의 만덕을 우리의 수행 표준으로 삼아야 하느니라. 부처님을 삼계의 대도사요 사생의 자부라 하는 것은 이 세 가지 원을 이루시어 만덕존상(萬德尊像)이 되셨기 때문이니라.」

64.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가꾸어야 할 세 가지 밭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영전(靈田)·법전(法田)·덕전(德田)이니라. 첫째 영전은 대종사께서 대각하신 일원의 진리를 이름이니, 하나면서 열이고 열이면서 하나인 자리요 영생토록 죽지 않는 자리요 죄를 지으면 죄를 주고 복을 지으면 복을 주는 자리요 신령스러워 밝고 어둡지 아니한 자리며, 둘째 법전은 대종사께서 이루어놓으신 일원 회상을 이름이니, 법이 담겨 있는 자리요 삼세 제불 제성이 함께 법을 받는 자리요 법등을 시방 삼세에 비추는 자리며, 셋째 덕전은 대종사께서 개척하신 일원의 세계를 이름이니, 여기는 천지·부모·동포·법률의 사은 밭에 덕을 뿌리는 자리요 뿌린 자리마다 덕의 꽃이 피는 자리니라.」

65.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세상에 잘 사는 법이 많이 있으나 그중에서 제일 잘 사는 법은 항산(恒産)·항신(恒身)·항심(恒心)을 잘하는 것이니라. 첫째 항산은 한결같은 경제 살림을 이름이니, 항산을 하려면 생산성 있는 경제 기반을 가지며 매일 수입과 지출을 대조하고 근검저축 절약 절식으로 자립을 해야 하느니라. 둘째 항신은 한결같은 몸을 갖는 것이니, 항신을 하려면 먹는 것을 조심하고[戒食], 색을 조심하고[戒色], 명예를 조심[戒鬪]하여 자력을 세워야 하느니라. 셋째 항심은 한결같은 마음을 가져 자주의 힘을 길러야 하나니, 항심을 하려면 아침저녁으로 심고를 올리고 선정에 들며, 젊을 때부터 10년,  20년, 30년을 기도 일념으로 계속해야 일생을 잘 살고 영생을 잘 살 수 있느니라.」

66.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길러야 할 네 가지 도[四養之道]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양정(養精)·양신(養身)·양덕(養德)·양현(養賢)이니라. 첫째 양정은 고요하고 두렷한 본래의 정신을 기르자는 것으로, 새벽과 저녁에는 수도 정진하는 시간을 정하여 좌선을 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무시선법으로 정력(定力)을 쌓는 적공을 해야 하느니라. 둘째 양신은 몸을 잘 관리하고 길들이자는 것으로, 적게 먹고 많이 씹으며, 말은 적게 하고 묵묵함을 지키며, 근심은 적게 하고 많이 잊으며, 옷은 검소하게 입고 목욕을 많이 하며, 욕심은 적게 하고 많이 비우며, 생각은 적게 하고 활동을 많이 하며,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겸해야 하느니라. 셋째 양덕은 덕을 기르자는 것으로, 대종사께서 어느 곳 어느 일을 막론하고 오직 은혜가 나타나는 것을 덕이라 하셨나니 안으로 근검절약하고 밖으로 헌신 봉공하는 생활로 인류의 무지·빈곤·질병을 퇴치해야 하느니라. 넷째 양현은 어진 마음과 어진 사람을 기르자는 것으로, 단체나 국가도 주인이 없으면 빈 껍질이요 세계도 불보살이나 성현이 나오지 않으면 빈 껍질이니, 인류 사회를 책임질 수 있는 인재를 많이 배출해야 하느니라.」

67. 대산 종사, ‘인생 5기(人生五期)’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천지가 사시의 질서를 어기지 않고 순리에 따라 운행하므로 만물이 나고 자라 결실을 거두듯 사람도 시기를 잃지 않고 일생을 살아야 그 생이 보람되고 영생이 완전해지나니, 첫째는 대창시기라, 모태 중에서 심신의 기운이 어리고 형체를 이루는 시기로 타력만을 힘입는 때니, 태모(胎母)를 비롯한 주위 인연들은 간절한 마음과 기원 일념으로 태교에 힘써야 하느니라. 둘째는 대학업기라, 바른 신앙에 바탕하여 도학과 과학을 아울러 가르치고 배워서 성숙하는 때니, 유년기에는 부모와 주위 인연의 따뜻한 사랑과 올바른 가르침으로 모범을 보여 스스로 실천하게 할 것이요, 소년기에는 원만하고 바른 스승의 지도를 받고 원만하고 바른 벗을 사귀도록 할 것이요, 청년기에는 원대한 이상과 포부를 가지고 역량을 키우며 큰 경륜으로 큰일을 경영한 분들을 모시고 본받는 공부를 해야 하느니라. 셋째는 대수련기라, 앞날의 포부를 실현하기 위하여 수련을 쌓고 계획을 세우는 때니, 자기 생활을 개척해 나갈 한 가지 이상의 기술을 습득하고 마음 개조로 기질 변화를 이루며 인도의 대의를 배워 실천하는 도덕 훈련을 해야 하느니라. 넷째는 대활동기라, 그간 배우고 수련한 바를 자신과 세계를 위하여 널리 베풀어 쓰는 때니, 지중하신 사은에 보은하여 인생의 가치를 실현해야 하느니라. 다섯째는 대준비기라, 일생을 결산하고 내생을 준비하기 위하여 자연을 벗 삼고 성리를 체 삼아 참 나를 찾고 기르는 때니, 서원 일념으로 영원한 세상에 새 생명의 종자를 품어 내생을 위한 새싹을 틔워야 하느니라.」

68. 대산 종사, 교단 창립 2대 말 총회를 마치고 ‘대적공실(大積功室)’ 법문을 내리시니 「세존이 도솔천을 떠나지 아니하시고 이미 왕궁가에 내리시며 모태 중에서 중생제도하기를 마치셨다 하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 세존이 열반에 드실 때에 내가 녹야원으로부터 발제하에 이르기까지 이 중간에 일찍이 한 법도 설한 바가 없노라 하셨다 하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 고불미생전 응연일상원 석가유미회 가섭기능전(古佛未生前 凝然一相圓 釋迦猶未會 迦葉豈能傳). 변산구곡로 석립청수성 무무역무무 비비역비비(邊山九曲路 石立聽水聲 無無亦無無 非非亦非非). 유위위무위 무상상고전 망아진아현 위공반자성(有爲爲無爲 無相相固全 忘我眞我現 爲公反自成). 대지허공심소현 시방제불수중주 두두물물개무애 법계모단자재유(大地虛空心所現 十方諸佛手中珠 頭頭物物皆無礙 法界毛端自在遊). 이 의두 성리로 교단 백  주년을 앞두고 대정진 대적공하자. 양계 인증과 더불어 음계 인증이 막 쏟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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